*날조가 많으며 캐해석이 많이 부족합니다.
*졸면서 쓴 글이라 부족함이 많습니다. 양해 부탁 드리며 이런 부족한 글을 읽어주심에 감사합니다.
눈을 감기 전, 저를 원망하는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끝까지 쫓아와 계획을 방해한 주제에 신기사들 사이로 보이는 당신의 표정은 원망과 슬픔이 미묘하게 섞여 있었다. 나는 신에게 사랑받는 지휘사 당신이 너무나도 질투나는데. 당신은 이때 마저도 저를 동정하듯 바라본다. 그것이 이가 갈리도록 화가 치밀게 만든다. 당신이 된다면 좋을텐데, '그녀'에게 사랑 받으며 나 또한 필요의 존재로 받아준다면….
매섭게 뜨고 있던 눈도 힘이 풀려 감기기 시작했다. 입에서 비릿한 쇠 맛이 나더니 졸음이 몰려온다. 커헉, 이스카리오가 피를 토하며 괴로운 신음을 뱉어낸다. 몇 번을 컥컥 거리다 땅을 손끝으로 긁으며 발버둥을 치더니 이내 잠잠해진다. 그가 원하던 윤회의 길로 걸어간거겠지.
눈을 뜨자, 교회 안이었다. 평소와 같이 이자크는 책을 읽고 있었고, 신자들은 기도를 하고 있었으며 세레스는 꽃들을 돌보고 있었다. 평화로운 일상이다. 허억, 당황스러움에 숨이 잠시 멎을 뻔했으나 금방 정신을 차리고는 앞으로 일어날 일과 해야할 일을 떠올렸다.
지휘사를 죽여야한다.
이스카리오는 침착하게 중앙청을 향해 걸어갔다. 오늘 소식으로 새로운 지휘사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접했기에 서둘러야 한다. 지휘사는 현재 병실에 있을 터 중앙청의 병실로 향했다. 그는 무해한 얼굴로 중앙청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대충 병문안을 왔다는 이야기와 그 지휘사에 대해 아는 것이 있다며 설득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고 있던 그녀의 대해 이야기 하자 다들 믿는 눈치였다. 그녀를 눈여겨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은 쉽게 해결 되었다. 얼마 안가서 그녀가 쉬고 있는 병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잠들어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맞아요, 곧 있으면 깨어나실 것 같은데 나중에 오셔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일어나셨을때 아는 얼굴이 있다면 그녀도 안심할 수 있을 거예요."
앙투아네트는 순응하며 문앞에서 물러섰다. 지휘사는 발견하기 쉽지 않기에 중앙청에서는 필요한 인물이니 잘 설득해줄 사람이 있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스카리오는 빙긋 웃으며 문을 열었다. 앙투아네트와 안은 문 밖에 있겠다고 했으니 절호의 기회였다. 잠들어 있는 지휘사를 향해 또각또각 걸어나갔다. 그 소리에 반응했는지 지휘사가 눈썹을 움찔이다 눈을 살며시 떴다. 눈이 다 떠지기도 전에 이스카리오의 파란 가시가 그녀를 꿰뚫었다.
"커흑…읍!"
"쉿, 병실에서는 조용히 해야죠."
그녀는 이스카리오를 기억 못 하는지 깜짝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제 입을 막는 그의 손을 밀어내려 저항했다. 일어난지 얼마 안 된 그녀에게 신기사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지만. 7분, 그녀가 저항한 시간은 7분 정도였다. 7분이 지나자 저항하던 그녀의 손이 스르륵 바닥으로 떨어진다. 겁에질린 얼굴로 숨을 거둔 그녀의 꼴을 보니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뭐지? 이스카리오가 물러서기도 전에 빛이 이스카리오를 감쌌고, 이스카리오는 정신을 잃었다.
"…찮나요?"
"제발 눈 좀 떠봐요!"
찰싹, 뺨에 따가운 감촉이 정신을 깨웠다. 눈을 다시 떴을 때 안과 앙투아네트가 바라보고 있었다. 흠칫한 이스카리오는 도망치려 빠르게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심장쪽이 꿰뚫린 사람처럼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괜찮은 건가요? 안이 다가와 물어보았으나 이스카리오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무어가 잘못 되었다. 분명 지휘사를 찌른 자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지? 고개를 갸웃이자 안은 의아해 보이는 얼굴로 이스카리오를 바라보았다.
"혹시 말을 못알아 들으시는 건가요? 아니면 청각에 이상이 생기신걸까…."
"아뇨, 알아듣고 있습니다만…단지 상황이 이해가 안가서요."
"에, 생각보다 딱딱한 어투의 사람이었네요."
앙투아네트의 질문에 침착하게 답하자 안이 놀란듯 말했다. 흐름을 이해하기가 어려워 이스카리오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살인현장은 없었던 것 처럼 깔끔한 병실을 한 번 훑고, 생기있는 피부색으로 변한 자신의 손을 한 번 보았다. 설마, 이스카리오는 급히 거울을 찾았다. 여기있어요, 안이 거울로 이스카리오를 비추자 놀랍게도 거울 안에 비친 모습은 지휘사의 얼굴이었다.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당황했던 적이 있던가, 제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니 앞에 두 사람은 한숨을 내쉬며 분위기를 살폈다.
"혹시, 기억이 없으신 건가요? 본인이 누구인지는 기억하세요?"
"…전혀."
이스카리오는 모르는 척 고개를 저었다. 지휘사의 기억따위는 관심이 없었으니까. 알고 있던 정보가 전혀 없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꿈속에 침투했어도 그녀의 기억에는 침투할 수가 없었지. 반대로 제 기억을 넣는 것은 쉬웠는데. 안과 앙투아네트는 그제서야 납득을 하고는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허나 이스카리오는 인사부터 제 방을 안내해주며 설명해주는 여러 말들을 한 귀로 흘리고 있었다. 그까짓 것들은 딱히 알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몸을 통해 '그녀' 를 만나는 것. 이번이 어쩌면 신이 내린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자신도 신에게 필요한 존재로 변했으니 만날 수 있을 거다. 멸망의 날은 앞으로 7일 후던가, 그때까지 그녀가 하던 일을 하는 척 하며 신과 만나는 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녀가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고등학교로 토벌을 나갔으나, 몸이 같다고만 해서 환력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는 않았다. 덕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인간으로 전략해버렸다. 신기사를 다룰 줄 모르는 지휘사라니, 처참하게 당하고 중앙청에 돌아오자 히로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저를 비웃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신기마저 쓸 수 없으니 꽤나 답답한 처지가 되었다. 안화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검사하기로 날짜를 잡은 뒤, 그때까지는 중앙청 안에서 서류 업무를 보기로 했다. 서류업무를 보는 데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다며 안화가 맡겼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 아닌가, 덕에 중앙청의 대한 정보를 꽤 습득할 수가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정보는 앙투아네트의 방주. 그 신기사의 신기로 공간을 넘어다니다 보면 '그녀' 의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라는 흥미로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앙투아네트는 틈이 없었기에 다가가는 것 조차도 어려웠다. 이상하게도 항상 신의 두뇌라는 그가 지켜보고 있었기에 허튼짓을 했다간 일을 그르칠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하는 대로 하루하루가 넘어간다. 유해화의 이야기나 중요한 회의등 여러가지 소식이 들렸으나 힘이 없는 지휘사라는 핑계로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무언가를 하려 할 수록 경계심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감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어찌 벗어날 길이 없었다. 지금의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 억지로 청하는 잠은 괴로울 뿐이었다. 이스카리오는 원래 꿈을 꾸지 않았다. 꿈을 꾼다기 보다는 꿈에 들어가 휘젓는 쪽이었지. 허나 지휘사의 몸으로 잠을 청할 때면 꿈을 꾸게 된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곳, 두 어번은 누군가가 지나가는 것 같았고, 오늘은….
"왜 그렇게 날 만나고 싶어하는 거야?"
분명 '그녀'였다. 이스카리오는 당장이라도 벌떡 일어나 그녀를 바라보고 싶었으나 몸이 전혀 움직여 주질 않았다.
"날 만나도 소용없어. 게다가 넌 그 애가 아니니까…."
그 다음말은 희미해져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아니야, 그 지휘사가 아니라 해도 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어.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된 멸망과 파멸을 안겨주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소용이 없다니 그렇지 않아, 이 기회를 준건 당신이 분명하니까.
결국 이스카리오는 중앙청을 벗어나 히로를 찾아갔다. 분명 당신도 '그녀' 의 부름을 듣고 있을테지, 히로를 죽이기로 했다. 주변에 신기사가 있어 위험할 수도 있으니 히로의 정보를 중앙청으로 슬쩍 빼돌리기로 했다. 그 후에는 일이 쉽게 돌아갔다. 미리 일을 알게된 중앙청의 신기사들이 히로의 연구소를 처들어가 히로를 저지하고 히로는 자살했다. 이제 이 세상에 남은 지휘사는 나뿐이야. 당신을 만나는 건 저. 죽은 히로를 바라보며 남몰래 미소를 지었다.
"아쉽게도 검사를 받은 결과, 넌 지휘사로서의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어. 흑핵을 정화하지도 신기사들에게 힘을 넣지도 못 한다는 거지."
중앙청에 가입은 어려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이만 일을 정리하겠다느니 말을 하려 했겠지만 이스카리오가 총을 꺼내는 것이 더욱 빨랐다. 탕, 총소리와 함께 심장을 정통으로 맞은 안화가 쓰러졌다. 신의 두뇌가 이정도라니, 웃을 일이었다. 점점 멸망의 날이 다가온다. 신의 두뇌가 없으니 중앙청의 힘도 반 줄어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앙투아네트의 방주가 신경이 쓰이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지휘사의 얼굴로 그는 뱀같이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녀는 없다. 그날 내가 죽였으니까. 신을 만날 생각에 그가 미처 생각하지 못 한 것은 자신의 육체와 흔적의 대한 정보. 아마도 그는 마지막까지 생각 못 할 것이다. 그렇게 멸망의 날이 다가온다.
커다란 흑문이 열리며 대량의 몬스터가 도시를 휘저었다. 그것을 이스카리오는 즐겁다는 듯이 지켜보았다. 안화의 죽음으로 인해 여러 사람이 쫓아왔으나 중앙청의 일과 흑문의 일로 직원들과 신기사가 바빠진 덕에 도망다니는 일이 힘들지는 않았다. 이스카리오는 하늘 위에 있는 흑문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 이제 곳 신이 와 윤회를 시켜주겠지.
"아쉽게도 너의 신은 오지 않을 거야. "
등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푹 하고 무언가가 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을 단도로 단숨에 찔러넣은 사람은 다름 아닌 지휘사였다. 지휘사의 뒤로 방주와 함께 안화와 앙투아네트가 서 있었다. 역시나, 방주로 다른 공간에 그녀를 데려온 건가. 칼에 박힌 심장에서 푸른 액체가 흘러나온다. 액체가 흘러나올 때마다 지휘사였던 몸이 이스카리오로 돌아온다. 빌어먹을 하얀 피부와 백색의 머리카락, 잘 보이지 않는 금안까지 전부 돌아왔다. 푸른 액체가 붉은 피로 변할 때쯤 그가 털썩 주저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째서."
"이룰 수 없는 꿈을 본 기분은 어때?"
모르는 목소리가 저편에서 들려온다. 누구인지 알고 싶었으나 멀어버린 눈으로는 상대를 담아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 존재가 누구인지 확신 할 수가 있었다. 허무함에 기함하며 애꿎은 바닥을 내리쳤다. 허나 아무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다시금 죽는 고통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지휘사인 당신은 매번 이런 고통을 느끼는 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지키는 편에 섰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아니야, 신은 그걸 원치 않아. 신은 분명 이 세상의 멸망을 바라고 있는데, 난 그걸 들어드리기 위해….
난 네게 기회를 주었어, 하지만 넌 기회를 잃었어.
"네 이기심으로 많은 사람이 상처받았어."
지휘사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있었다. 당신의 웃음 소리보다는 이 목소리에 익숙하기에 알 수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신에게 선택받지 못 한 이의 죽음을 선택받은 자가 슬퍼하다니. 허나 눈을 감아도 그는 그녀를 질투할 것이다. 분명 다음 윤회에도 당신은 지휘사의 감정을 이용할테지. 하나 궁금하다면 당신은 내가 인간이기에 나에 대해서 감정을 쏟은 것인가, 아니면….
그는 잠이 들었다. 원하던 '그녀'를 제대로 보지 못 한 그대로.
*졸면서 쓴 글이라 부족함이 많습니다. 양해 부탁 드리며 이런 부족한 글을 읽어주심에 감사합니다.
눈을 감기 전, 저를 원망하는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끝까지 쫓아와 계획을 방해한 주제에 신기사들 사이로 보이는 당신의 표정은 원망과 슬픔이 미묘하게 섞여 있었다. 나는 신에게 사랑받는 지휘사 당신이 너무나도 질투나는데. 당신은 이때 마저도 저를 동정하듯 바라본다. 그것이 이가 갈리도록 화가 치밀게 만든다. 당신이 된다면 좋을텐데, '그녀'에게 사랑 받으며 나 또한 필요의 존재로 받아준다면….
매섭게 뜨고 있던 눈도 힘이 풀려 감기기 시작했다. 입에서 비릿한 쇠 맛이 나더니 졸음이 몰려온다. 커헉, 이스카리오가 피를 토하며 괴로운 신음을 뱉어낸다. 몇 번을 컥컥 거리다 땅을 손끝으로 긁으며 발버둥을 치더니 이내 잠잠해진다. 그가 원하던 윤회의 길로 걸어간거겠지.
눈을 뜨자, 교회 안이었다. 평소와 같이 이자크는 책을 읽고 있었고, 신자들은 기도를 하고 있었으며 세레스는 꽃들을 돌보고 있었다. 평화로운 일상이다. 허억, 당황스러움에 숨이 잠시 멎을 뻔했으나 금방 정신을 차리고는 앞으로 일어날 일과 해야할 일을 떠올렸다.
지휘사를 죽여야한다.
이스카리오는 침착하게 중앙청을 향해 걸어갔다. 오늘 소식으로 새로운 지휘사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접했기에 서둘러야 한다. 지휘사는 현재 병실에 있을 터 중앙청의 병실로 향했다. 그는 무해한 얼굴로 중앙청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대충 병문안을 왔다는 이야기와 그 지휘사에 대해 아는 것이 있다며 설득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고 있던 그녀의 대해 이야기 하자 다들 믿는 눈치였다. 그녀를 눈여겨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은 쉽게 해결 되었다. 얼마 안가서 그녀가 쉬고 있는 병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잠들어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맞아요, 곧 있으면 깨어나실 것 같은데 나중에 오셔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일어나셨을때 아는 얼굴이 있다면 그녀도 안심할 수 있을 거예요."
앙투아네트는 순응하며 문앞에서 물러섰다. 지휘사는 발견하기 쉽지 않기에 중앙청에서는 필요한 인물이니 잘 설득해줄 사람이 있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스카리오는 빙긋 웃으며 문을 열었다. 앙투아네트와 안은 문 밖에 있겠다고 했으니 절호의 기회였다. 잠들어 있는 지휘사를 향해 또각또각 걸어나갔다. 그 소리에 반응했는지 지휘사가 눈썹을 움찔이다 눈을 살며시 떴다. 눈이 다 떠지기도 전에 이스카리오의 파란 가시가 그녀를 꿰뚫었다.
"커흑…읍!"
"쉿, 병실에서는 조용히 해야죠."
그녀는 이스카리오를 기억 못 하는지 깜짝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제 입을 막는 그의 손을 밀어내려 저항했다. 일어난지 얼마 안 된 그녀에게 신기사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지만. 7분, 그녀가 저항한 시간은 7분 정도였다. 7분이 지나자 저항하던 그녀의 손이 스르륵 바닥으로 떨어진다. 겁에질린 얼굴로 숨을 거둔 그녀의 꼴을 보니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뭐지? 이스카리오가 물러서기도 전에 빛이 이스카리오를 감쌌고, 이스카리오는 정신을 잃었다.
"…찮나요?"
"제발 눈 좀 떠봐요!"
찰싹, 뺨에 따가운 감촉이 정신을 깨웠다. 눈을 다시 떴을 때 안과 앙투아네트가 바라보고 있었다. 흠칫한 이스카리오는 도망치려 빠르게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심장쪽이 꿰뚫린 사람처럼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괜찮은 건가요? 안이 다가와 물어보았으나 이스카리오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무어가 잘못 되었다. 분명 지휘사를 찌른 자에게 왜 이런 질문을 하지? 고개를 갸웃이자 안은 의아해 보이는 얼굴로 이스카리오를 바라보았다.
"혹시 말을 못알아 들으시는 건가요? 아니면 청각에 이상이 생기신걸까…."
"아뇨, 알아듣고 있습니다만…단지 상황이 이해가 안가서요."
"에, 생각보다 딱딱한 어투의 사람이었네요."
앙투아네트의 질문에 침착하게 답하자 안이 놀란듯 말했다. 흐름을 이해하기가 어려워 이스카리오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살인현장은 없었던 것 처럼 깔끔한 병실을 한 번 훑고, 생기있는 피부색으로 변한 자신의 손을 한 번 보았다. 설마, 이스카리오는 급히 거울을 찾았다. 여기있어요, 안이 거울로 이스카리오를 비추자 놀랍게도 거울 안에 비친 모습은 지휘사의 얼굴이었다.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당황했던 적이 있던가, 제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니 앞에 두 사람은 한숨을 내쉬며 분위기를 살폈다.
"혹시, 기억이 없으신 건가요? 본인이 누구인지는 기억하세요?"
"…전혀."
이스카리오는 모르는 척 고개를 저었다. 지휘사의 기억따위는 관심이 없었으니까. 알고 있던 정보가 전혀 없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꿈속에 침투했어도 그녀의 기억에는 침투할 수가 없었지. 반대로 제 기억을 넣는 것은 쉬웠는데. 안과 앙투아네트는 그제서야 납득을 하고는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허나 이스카리오는 인사부터 제 방을 안내해주며 설명해주는 여러 말들을 한 귀로 흘리고 있었다. 그까짓 것들은 딱히 알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몸을 통해 '그녀' 를 만나는 것. 이번이 어쩌면 신이 내린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자신도 신에게 필요한 존재로 변했으니 만날 수 있을 거다. 멸망의 날은 앞으로 7일 후던가, 그때까지 그녀가 하던 일을 하는 척 하며 신과 만나는 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녀가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고등학교로 토벌을 나갔으나, 몸이 같다고만 해서 환력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는 않았다. 덕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인간으로 전략해버렸다. 신기사를 다룰 줄 모르는 지휘사라니, 처참하게 당하고 중앙청에 돌아오자 히로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저를 비웃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신기마저 쓸 수 없으니 꽤나 답답한 처지가 되었다. 안화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검사하기로 날짜를 잡은 뒤, 그때까지는 중앙청 안에서 서류 업무를 보기로 했다. 서류업무를 보는 데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다며 안화가 맡겼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 아닌가, 덕에 중앙청의 대한 정보를 꽤 습득할 수가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정보는 앙투아네트의 방주. 그 신기사의 신기로 공간을 넘어다니다 보면 '그녀' 의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라는 흥미로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앙투아네트는 틈이 없었기에 다가가는 것 조차도 어려웠다. 이상하게도 항상 신의 두뇌라는 그가 지켜보고 있었기에 허튼짓을 했다간 일을 그르칠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하는 대로 하루하루가 넘어간다. 유해화의 이야기나 중요한 회의등 여러가지 소식이 들렸으나 힘이 없는 지휘사라는 핑계로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무언가를 하려 할 수록 경계심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감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어찌 벗어날 길이 없었다. 지금의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 억지로 청하는 잠은 괴로울 뿐이었다. 이스카리오는 원래 꿈을 꾸지 않았다. 꿈을 꾼다기 보다는 꿈에 들어가 휘젓는 쪽이었지. 허나 지휘사의 몸으로 잠을 청할 때면 꿈을 꾸게 된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곳, 두 어번은 누군가가 지나가는 것 같았고, 오늘은….
"왜 그렇게 날 만나고 싶어하는 거야?"
분명 '그녀'였다. 이스카리오는 당장이라도 벌떡 일어나 그녀를 바라보고 싶었으나 몸이 전혀 움직여 주질 않았다.
"날 만나도 소용없어. 게다가 넌 그 애가 아니니까…."
그 다음말은 희미해져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아니야, 그 지휘사가 아니라 해도 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어.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된 멸망과 파멸을 안겨주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소용이 없다니 그렇지 않아, 이 기회를 준건 당신이 분명하니까.
결국 이스카리오는 중앙청을 벗어나 히로를 찾아갔다. 분명 당신도 '그녀' 의 부름을 듣고 있을테지, 히로를 죽이기로 했다. 주변에 신기사가 있어 위험할 수도 있으니 히로의 정보를 중앙청으로 슬쩍 빼돌리기로 했다. 그 후에는 일이 쉽게 돌아갔다. 미리 일을 알게된 중앙청의 신기사들이 히로의 연구소를 처들어가 히로를 저지하고 히로는 자살했다. 이제 이 세상에 남은 지휘사는 나뿐이야. 당신을 만나는 건 저. 죽은 히로를 바라보며 남몰래 미소를 지었다.
"아쉽게도 검사를 받은 결과, 넌 지휘사로서의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어. 흑핵을 정화하지도 신기사들에게 힘을 넣지도 못 한다는 거지."
중앙청에 가입은 어려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이만 일을 정리하겠다느니 말을 하려 했겠지만 이스카리오가 총을 꺼내는 것이 더욱 빨랐다. 탕, 총소리와 함께 심장을 정통으로 맞은 안화가 쓰러졌다. 신의 두뇌가 이정도라니, 웃을 일이었다. 점점 멸망의 날이 다가온다. 신의 두뇌가 없으니 중앙청의 힘도 반 줄어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앙투아네트의 방주가 신경이 쓰이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지휘사의 얼굴로 그는 뱀같이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녀는 없다. 그날 내가 죽였으니까. 신을 만날 생각에 그가 미처 생각하지 못 한 것은 자신의 육체와 흔적의 대한 정보. 아마도 그는 마지막까지 생각 못 할 것이다. 그렇게 멸망의 날이 다가온다.
커다란 흑문이 열리며 대량의 몬스터가 도시를 휘저었다. 그것을 이스카리오는 즐겁다는 듯이 지켜보았다. 안화의 죽음으로 인해 여러 사람이 쫓아왔으나 중앙청의 일과 흑문의 일로 직원들과 신기사가 바빠진 덕에 도망다니는 일이 힘들지는 않았다. 이스카리오는 하늘 위에 있는 흑문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 이제 곳 신이 와 윤회를 시켜주겠지.
"아쉽게도 너의 신은 오지 않을 거야. "
등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푹 하고 무언가가 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을 단도로 단숨에 찔러넣은 사람은 다름 아닌 지휘사였다. 지휘사의 뒤로 방주와 함께 안화와 앙투아네트가 서 있었다. 역시나, 방주로 다른 공간에 그녀를 데려온 건가. 칼에 박힌 심장에서 푸른 액체가 흘러나온다. 액체가 흘러나올 때마다 지휘사였던 몸이 이스카리오로 돌아온다. 빌어먹을 하얀 피부와 백색의 머리카락, 잘 보이지 않는 금안까지 전부 돌아왔다. 푸른 액체가 붉은 피로 변할 때쯤 그가 털썩 주저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째서."
"이룰 수 없는 꿈을 본 기분은 어때?"
모르는 목소리가 저편에서 들려온다. 누구인지 알고 싶었으나 멀어버린 눈으로는 상대를 담아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 존재가 누구인지 확신 할 수가 있었다. 허무함에 기함하며 애꿎은 바닥을 내리쳤다. 허나 아무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다시금 죽는 고통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지휘사인 당신은 매번 이런 고통을 느끼는 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지키는 편에 섰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아니야, 신은 그걸 원치 않아. 신은 분명 이 세상의 멸망을 바라고 있는데, 난 그걸 들어드리기 위해….
"네 이기심으로 많은 사람이 상처받았어."
지휘사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있었다. 당신의 웃음 소리보다는 이 목소리에 익숙하기에 알 수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신에게 선택받지 못 한 이의 죽음을 선택받은 자가 슬퍼하다니. 허나 눈을 감아도 그는 그녀를 질투할 것이다. 분명 다음 윤회에도 당신은 지휘사의 감정을 이용할테지. 하나 궁금하다면 당신은 내가 인간이기에 나에 대해서 감정을 쏟은 것인가, 아니면….
그는 잠이 들었다. 원하던 '그녀'를 제대로 보지 못 한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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